인문(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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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창조론을 가르쳐야 하는가?《신들을 위한 여름》
법의 결과는 사회 구성원들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데버러 L. 로드는 우리 마음속에 굳어버렸다고 가정하는 편견조차도 사실은 법에 의해 얼마든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폐단이었던 성희롱이 성희롱 금지법 시행 후 많은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고, 인종차별 금지법으로 인해 많은 인종차별 사례가 개선되었습니다.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들은 법적 정통성을 요구하고, 재판의 결과는 사회의 변화를 가속화시킵니다. 국가보안법 같은 사례가 쟁점이 되는 것은, 변화의 여파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문옥 감사관 사건, 망원동 수재 사건 등 수많은 판례들은 우리 사회를 서서히 변화시켜 왔습니다. 수많은 재판들 중에서도, 그 영향력이 엄청난 '세기의 재판'들이 있습니다. 에드워드 J..
2023.06.16 -
훈민정음은 왜 위대한가?《한글의 탄생》
현재 우리가 사용되고 있는 문자인 한글은 1446년에 반포된 훈민정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15세기에 갑자기 등장한 한글은 왠만한 테크놀로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였습니다. 한글은 모든 것이 한자와 한문으로 이해되던 당시의 세계를 근본적으로 뒤바꾼 지식의 혁명이었던 것입니다. 저자 노마 히데키는 문자학 및 언어학 이론을 바탕으로 지식으로서의 한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일은, 하나의 문자체계를 뛰어넘어 언어, 발음, 문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전세계엔 수천개의 언어가 있지만, 문자로 쓰여지고, 또 표기법과 정서법을 갖춘 문자체계가 구축되어 쓰여진 언어로서 실현되는 혜택을 받은 언어는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언어는 언어음에 따라 말해..
2023.06.16 -
선진국의 조건《일본이 선진국이라는 거짓말》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냐고 묻는다면 확실하게 대답하기 힘들지만, 일본이 선진국이냐고 묻는다면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한때 세계 제 2의 경제대국, G7 가입국, 전세계 곳곳에 자국의 문화가 알려져 있는 일본은 어떤 기준을 대입하더라도 선진국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선진적일 수는 없습니다. 선진국 일본이라 자부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스기타 사토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세계적인 부자 나라이지만, 국가의 부가 아무리 풍부하다고 해도 그것이 국민생활의 풍요로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외교, 교육, 경제 등의 분야에서 일본이 개선해 나가야 하는 점들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는 일본의 교육 제도를 본뜬 것이 많기에, 일본의 교육 제도가 가지는 문제점..
2023.06.16 -
왜 운전대만 잡으면 사람이 바뀔까?《트래픽》
운전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방향지시등을 켠 채로 계속 앞으로 달려가는 사람이나, 전화하는 사람, 심지어 컵라면을 먹으면서 운전하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동들은 다양한 의문을 가지게 만듭니다. 왜 평상시에는 점잖고 자상한 사람이 운전대만 잡으면 돌변하는가? 왜 내 차선만 막힐까? 왜 정체가 생길까? 나는 정말 운전을 잘 하는 것일까? 저자는 다양한 사회학, 심리학적 방법 등을 사용해 운전자들의 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인 본성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운전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는 말을 흔히 하곤 합니다. 실제로 많은 경우에 운전자들은 운전대를 잡으면 돌변합니다...
2023.06.16 -
왜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하는가?《동성애》
서양인들 시각에서 보면 한국 남자들은 동성애자, 게이 같다고 합니다. 패션 잡지를 보거나, 스킨이나 로션을 바르면서 피부에 신경쓰고, 스키니 진을 입고,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모습이 게이와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저런 행동을 하는 많은 남자들은 게이가 아닐 것이고, 게이를 의식해서 하는 행동도 아닐 것입니다. 같은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문화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동성애에 대한 관념은 문화적인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기오케넴이 지적하는 것처럼, 동성애 자체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문제는 동성애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두려움은 무지, 또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됩니다. 공자그 드 라로크는 동성애의 원인, 동성애자들의 생활,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에 있는 고정관념들..
2023.06.15 -
무엇에 충성할 것인가《위험한 충성》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충성을 봅니다. 전쟁터에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병사들, 이 회사의 제품은 뭘 내주더라도 사주는 고객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자신의 충절을 의심하지 말아달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낸 한 국회의원의 모습까지, 우리는 충성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관계들을 만들어가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충성을 미덕으로 생각하며, 충성스러운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조선시대에도 충은 효에 버금가는 최상급의 사회적 가치였습니다. 반대로 충성스럽지 못한 사람은 기피하며, 도덕적인 관점에서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계속 충성, 충성을 외칩니다. 군인들의 경례구호도 충성이며, 자기계발서들은 직장생활을 잘 하기 위해선 충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저자 에릭 펠..
2023.06.15 -
'내성적'인 것은 단점이 아니다《콰이어트 Quiet》
가끔 인터넷이나 TV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컨텐츠를 보면, '우리 아이가 내성적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은 내향적인 성격보다 외향적인 성격이 낫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내향적인 성격은 고쳐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명백히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외향적인 성격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분명한 편견이며, 내향적이거나 외향적이라는 것은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수전 케인은 이 책《콰이어트》를 통해 외향적인 성격에 치우쳐있는 사회에 경종을 울립니다. 사회적으로 외향적인 성격이 각광받게 된 시기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갈 때 입니다. 19세기는 '인격의 문화'로, 당시 바람직한 시민들의 ..
2023.06.15 -
건강해지고 싶다면, 달려라!《본 투 런》
지난 2012 런던올림픽이 한창일 때, KBS에서는 일본의 NHK와 공동 제작한 스포츠 다큐멘터리 3부작 '미러클 보디'를 방영했습니다. 이 3부작 중 '마라토너, 인간 한계를 넘어서' 편에서는 100년간 1시간 가까이 단축된, 점점 고속화되는 마라톤에서 그 선두에 있는 동아프리카 선수들이 나왔습니다. 인간으로는 처음으로 2시간 3분대를 기록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작년 그 기록을 단번에 21초나 앞당긴 현재 세계 기록 보유자 패트릭 마카우, 그리고 마카우의 기록을 4초차로 뒤쫓고 있는 윌슨 킵상이 그 주인공들이였습니다. 현재 마리톤에서 2시간 3분대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세계에서 이들 단 3명뿐인데, 그들과 일본 남자 마라톤 선수인 야마모토 료의 달리는 모습 등을 분석한 다큐였습니다. 일본의 ..
2023.06.15 -
학교, 양지의 감옥《학교는 민주주의를 가르치지 않는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청소년 범죄로 인해 소년법 개정이 논의되는 등 학생들의 폭력은 주요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학생들이 옛날보다 잔혹해졌기 때문일까? 통계를 보면 2007년의 집중단속과 게임물 불법 업로드 등 저작권법위반사범 증가 등을 제외하면, 청소년 형사사건의 수는 계속적으로 감소세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이슈화로 크게 다뤄지는 것은, 강력범죄의 수가 증가세에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지능범의 경우를 제외한 폭력, 강력범의 영역에서 청소년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왜 학생들은 폭력을 행사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선 소년법 이상의 영역을 들여다봐야 한다. 일본 이지메 연구의 권위자 나이토 아사오는 학생의 폭력은 옳은 행동이라고 말한다. 학교는 폭력을 용인하는 공간이..
2023.06.15 -
동성애 혐오자는 왜 동성애에 끌리는가
심리학은 연구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도덕적 판단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들을 제공했다. 현미경이 세포생물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듯이 심리학의 몇 가지 혁신은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몇 가지 관념들의 테스트마저 가능케 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심리학 이론은 동성애에 대한 가혹적인 판단이 자신의 동성애적 충동을 부정하려는 방어 기제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요컨대 동성애적 충동은 억압의 대상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설을 어떻게 검증한단 말인가? 플래티스모그래피plethysmography, 즉 페니스 크기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 가설을 현대적 기술로 테스트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한 연구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동성애 혐오도를 파악하고 며칠 후에 그중 동성애에 매우 비판적인 남자들을 불러서 동성애 관..
202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