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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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니메이션의 대약진, 백사 : 연기 (白蛇:缘起, White Snake), 그리고 나타지마동강세(哪吒之魔童降世, Ne zha)
중국 애니메이션의 약진이 대단하다. 최근 개봉한 백사 : 연기 (白蛇:缘起, White Snake)와 나타지마동강세(哪吒之魔童降世, Ne zha)에서 중국 애니메이션의 성공과 미래를 확인할 수 있다. 탄탄한 원작의 훌륭한 각색과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이 영화들은 높은 평점과 함께 백사 : 연기의 중국 매출 758억 원(4.5억 위안), 나타지마동강세의 중국 매출 8,260억 원(49억 위안)이란 화려한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백사 : 연기 (白蛇:缘起, White Snake) 두 3D 애니메이션 영화의 공통점은 단연 화려한 그래픽이다. 나타지마동강세의 경우 제작에 1,600명이 동원되었고, 3년의 제작 기간이 소요되었다. 평균 촬영 분량의 3배 이상을 쏟아부었고, 녹음을 100회 이상 진행했다..
2023.03.19 -
선거에서 한 표란 무엇인가?『스윙 보트』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꽃은 단연 선거입니다. 혹은 그렇게 배웁니다. 선거철이 되면 당신의 한 표가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당신이라고 사방에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심리학은 사람들이 높은 수에 무덤덤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선거에서 우리의 투표는 수백만, 수천만 표 중 한 표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현실에서 아무리 당신의 표가 중요하다고 외쳐도 사람들은 표가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관점을 해결하기 위해 영화는 극적인 우연을 통해 보여줍니다. 주인공 버드 존슨의 표를 제외한 나머지 표의 결과가 동점이란 상황으로 인해 '한 표'의 가치는 극적으로 상승합니다. '한 표'는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표가 된 것입..
2023.03.19 -
파티는 끝나지 않았다『빅 쇼트』
최근 모 영화가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극장가의 75%를 장악했다는 영화를 보면서, 반자본주의적이면서 동시에 너무나 자본주의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명작 영화의 다른 이름으로 불리웠던 '천만영화'의 가치가 퇴색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순수하게 영화 그 자체를 보고자 하는 사람만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나 끔찍한 혼종같은 영화만 만들지 않는다면 스크린 독점은 충분히 천만 관객을 모을 수 있어 보입니다. 천만영화라는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무슨 영화를 보는지 신경쓰지 않는다면, 현재 개봉중인 영화중에선 단연 이 영화『빅 쇼트』를 추천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일. 영화는 2008년 금융위기를 이야기합..
2023.03.19 -
『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
과거 정치가, 종교 지도자, 사회 활동가, 심지어 건강 관련 전문가들마저도 영화를 비판하며 도덕적 가치와 문화, 법질서를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들이 보기에 영화는 문화라고 할 수 없는 너무나 천박한 그 무엇이었다. 하지만 대중들은 영화를 끊임없이 갈구했고, 영화는 살아남았다. 오늘날 영화를 예술로 바라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화는 수많은 문화 중에서도 인상적인 스탠스를 취한다. 영화는 수많은 예술기법을 흡수했고, 독립적인 영역을 확보했다. 종합예술로서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이다. 영화음악은 영상을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영상이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영화음악으로 전달한다. 단 두개의 음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릴 수 있다. 『죠스』의 유명한 공포는..
2023.03.19 -
이런 삶이 없기를 바라지만『박화영』
청소년 하위문화, 일진을 다룬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주로 남학생의 일탈과 폭력을 묘사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이면서 생각치못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영화의 주인공인 박화영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삶은 독특한 강렬함을 가져다준다. 일진들의 공간은 폭력을 보유한 남성, 상위 남성에게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쁜 여성, 못생기고 뚱뚱한 여성이라는 단순하면서 명료하고 야성적인 계급사회이다. 자신에게 애정을 보내주지 않는 부모 곁을 떠나 살아가는 박화영은 가출청소년들, 일진들에게 공간과 음식을 제공하며 '엄마'를 자처한다. 영화에서 못생기고 뚱뚱한 여성은 오직 박화영밖에 나오지 않으며, 이 최하위 계급 '엄마'의 서비스를 받는 일진들은 '엄마'를 무시하며 폭력을 가한다. 엄마에게 버림받은 여성이 '엄마'라는..
2023.03.18 -
『터미널』
공항 리모델링 작업장에서 톰 행크스가 원래 직업을 살려 미장이로 일하게 되고, 그때 받은 일당을 모아서 공항 면세점에서 슈트 한 벌을 당당하게 산다 공사 현장의 임시 미장이로 일하는 톰 행크스의 월급 수준은 직접 언급되지는 않는다. 다만 주인공을 괴롭히면서도 승진을 간절히 바라는 JFK 공항의 국장, 스탠리 투치보다는 시간당 임금이 더 높다는 대사가 한 번 나온다. 공항 대합실 리노베이션 현장에서 톰 행크스의 시급 이야기를 언급하는 장면에서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낀다면 열성 미국 민주당 지지자일 것이다. 짧은 장면이지만 길고 긴 역사의 유래를 설명하는 장면이다 미국 주정부에서 일하는 일용직 공사노동자들에게 적정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은 1891년, 캔자스 주에서여싿. 이때부터 캔자스는 미국에서 가장 진..
2023.03.18 -
『대지의 소금』
1954년 매카시즘 광풍이 몰아치는 와중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할리우드 작가와 감독이 제작한『대지의 소금』이라는 훌륭한 영화가 있다. 1951년 발생한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든 이 영화는 뉴멕시코 주 아연광산에서 극심하게 착취당하는 멕시코계 노동자와 그 가족의 투쟁을 소재로 삼았다. 멕시코계 노동자가 요구한 것은 백인 노동자와의 평등, 안전한 노동조건, 인간다운 대우 등이었다. 노동자 아내들도 사택의 하수설비와 수도 같은 시설 문제를 거듭 제기했으나,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노동조합이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자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노동자가 요구를 내걸고 파업에 돌입하지만, 태프트하틀리법 규정에 따라 피켓조차 들 수 없다. 결국 노동자 아내들이 피켓을 들고 나선다. 피켓을 든 아내 대신 남편들이 자녀를 돌..
2023.03.18 -
가족이란 무엇인가『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결혼은 언제하니?" 평상시에도 듣는 소리지만, 추석이 되니 그 빈도가 매우 잦아졌다. 결혼을 한다는 것, 새로운 가족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요구를 무심코 흘려버릴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결혼에 대해 피상적인 것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집이 있어야 하지, 직장이 번듯해야 하지, 돈을 모아놔야 하지. 생각해보면 온통 물질적인 계산 뿐이다. 결혼이란 그런 것인가, 가족이란 그런 것인가. 한 가족이 있다. 건설일용직으로 일하며 동네 마트에서 도둑질을 하며 사는 남자. 세탁공장에서 일하며 무심한 여자. 겨우 살아갈 정도의 연금을 받으며 노년을 맞이한 여자. 가슴 흔드는 일을 하는 여자. 도둑질을 하며 사춘기에 접어들 소년. 그들은 가정폭력을 당하는 소녀를 만난다. 모두 남남이지만, 동시에 가족이다. 같이 ..
2023.03.18 -
영화를 보며 불었네, 휘파람 whistle『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사랑하는 연인이 죽자 절망한 여인이 분노의 화신이 되어 혈혈단신으로 수십만 병사들이 주둔하는 곳으로 돌진한다. 놀랍게도 그녀는 수십만 병사들을 뚫고 최고지휘관인 황제의 얼굴에 상처를 입히고 장렬히 전사한다. 그녀가 조자룡이나 사자심왕 리처드 정도의 무인이였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인지 당나라 군대가 '당나라 군대'라는걸 말하고 싶은 것인지 이쁜 여배우의 출연료를 줄여보고 싶었던 것인지 도저히 의도를 알수 없는 이것은『안시성』의 한 장면이다. 온통 머리속에 물음표만을 채워주는『안시성』이 가져다주는 허기에 괴로워할 때 본 이 영화는 시작 1분만에 머리속을 느낌표로 바꿔놓았다. 호주의 평화로운 동네에 다국적 에너지 기업이 들어선다. 프래킹 공법을 이용해 가스를 채굴하자 환경파괴를 걱정한 주민들은 반대 시위를..
2023.03.18 -
아마와 프로, 가상과 현실,『플레이어스(Players)』
『플레이어스(Players)』는 라이엇 게임즈가 제작하고 파라마운트+, TVING을 통해 공개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북미 리그(LCS)를 소재로 한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애니메이션 아케인의 성공에 이어 플레이어스 역시 팬들을 몰입시킬만한 수작이 아닌가 싶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인 만큼 가상의 팀, 가상의 선수들로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굉장한 몰입력이 있으며, 그 몰입력의 근간엔 리얼리즘이 있다. 영화는 주인공 크림치즈(LCS 4회 준우승 서포터)와 그가 만든 팀 퓨지티브를 중심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와 e스포츠, 게임산업과 미국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몰락한 가정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도피처가 되어준 게임, 그런 아이들을 ..
2023.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