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문화(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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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의 미학《우리는 왜 막장드라마에 열광하는가》
출생의 비밀, 불륜, 배신, 사기, 패륜, 강간, 재벌가, 살인.. 한국 드라마가 이런 소재들을 당연하게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막장 드라마'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막장 드라마라는 말이 이젠 한두개의 막나가는 드라마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가 곧 막장이라는 식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인어아가씨』,『하늘이시여』,『왕꽃선녀님』,『아현동마님』,『보석비빔밥』,『신기생뎐』,『조강지처클럽』,『왕가네 식구들』,『아내의 유혹』등 다양한 막장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소개되었고, 최근엔『여자를 울려』나『여왕의 꽃』같은 작품들이 막장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암세포들도 어쨌든 생명이에요. 내가 죽이려고 하면 암세포들도 느낄 것 같아요. 이유가 있어서 생겼을 텐데...
2023.06.08 -
야애니는 외설인가, 예술인가《저패니메이션 하드코어》
일본의 애니메이션『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지만,『동급생』,『쿨 디바이스』,『카이트』,『크림레몬』,『라 블루 걸』,『우로츠키 동자』같은 작품들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작품일 것입니다. 이 작품들은 내용에 성애 장면이 들어가 있기에 야한 애니메이션, 줄여서 야애니라고도 불리우고 있습니다. 미디어에서 방영되는 광고, 드라마, 영화 등 현대의 거의 모든 미디어컨텐츠는 성적인 암시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이 에로틱한 애니메이션들은 사드 후작의《소돔의 120일》처럼 성적인 암시를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섹스, 공포, 미소년, 미소녀, 동성애, 가족문제 등 에로틱 애니메이션이 주로 다루는 주제들은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경계를 정면으로 넘나들고 있습니다. 미셸 푸코에 따르면..
2023.06.08 -
우리는 왜 치킨을 사랑하는가?《대한민국 치킨전》
국민적인 음식 하면 여러 음식이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치느님', 후라이드 치킨은 단연 최고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2013년 국세통계연보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자영업 폐업률은 85%, 음식점의 폐업률은 95%나 되지만, 치킨집의 폐업률은 53.2%밖에 되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경험한다는 극도의 환경 속에서도 치킨집은 다른 음식점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생존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치킨을 애용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년 닭 소비량은 7억 8천만 마리로, 5천만 국민을 기준으로 할 때 1인당 일년에 15마리를 먹는 셈입니다. 이 소비량이 전부 치킨은 아니지만, 상당수는 아마 치킨일 것입니다. 지금은 백숙의 시대가 아니라 치킨..
2023.06.08 -
모나리자는 왜 유명해졌나《모나리자 훔치기》
2년 전에 스페인에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산투아리오 데 미제리코르디아 성당에 있는 19세기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프레스코화가 인상적인 모양으로 훼손된 일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이 프레스코화가 훼손되자 그전보다 관람객이 더 몰렸다는 사실입니다. SNS 시대의 일시적인 유행으로 치부하기엔 그 영향력은 상당히 오래 남았습니다. 스페인의 이 이야기는 미술품에 대한 독특한 질문을 하게 합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러 갔는가?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현재 미술작품 하면 누구나 첫손에 꼽을만한 작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모나리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911년 루브르 미술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합니다. 주택 도장공이었던 빈첸조 페루지아가〈모나리자〉를 훔..
2023.06.08 -
피카소는 어떻게 거장이 되었나?《피카소 만들기》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화가의 이름, 피카소는 그야말로 20세기의 대표적 서양 화가이자 조각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피카소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뛰어난 실력이 곧 세계적인 유명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피카소처럼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위해선 단순한 예술가로서의 능력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저자인 피츠제럴드가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이 바로 그 차이점입니다. 피카소를 단순히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가 아니라 세계적인 화가로 만들어준 사람들, 피카소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들. 바로 화상들입니다. 앙드레 르벨은 1903년에 '곰의 가죽'이라는 그룹을 만들어서 미술품 수집이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르벨은 미..
2023.06.06 -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그는 대단히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작품성을 세계에서 인정받게 한 일등공신입니다. 지금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충분히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이 나올 당시의 서구 독자들은 미야자키 하야오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헬렌 매카시의《미야자키 하야오》는 애니메이션 분야의 거장을 서구사회에 널리 알려줬다는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헬렌 매카시는 이 거장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부터 그의 작품에 대해 미술, 구성, 제작, 주제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미야자키 하야오는 많은 책들을 읽으며 자랐고, 대..
2023.06.06 -
현대사회는 오타쿠를 원한다《오타쿠》
예전에 한 TV프로그램을 보고 있었을 때, 배경음악으로 독특하면서도 경쾌한 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알게 된 결과, 그 노래의 제목은 "Tank!" 였고 일본의 애니메이션「Cowboy Bebop」에 나온 노래였습니다. 이처럼 오타쿠 문화는 알게 모르게 TV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과 같이 우리의 삶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오타쿠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타쿠와 관련된 업계 이야깃거리부터 오타쿠의 특징, 역사, 다른 문화와의 차이점을 논합니다. 오타쿠란 단어의 유래는 케이오우 대학 출신의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회사 '스튜디오 누에'에 취직해서 만든「초시공요새 마크로스」가 성공을 거둠으로서 시작됩니다. 당시 일본의 비영리 SF축제인 '일본 SF..
2023.06.04 -
일본의 AV산업(성인영상물)은 무엇이 문제인가?《15조원의 육체산업》
성인 비디오, AV에 대한 반응은 다양합니다. 여전히 대부분은 쉬쉬하는 반응이지만, 어느정도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심지어〈거침없이 하이킥〉같은 TV프로그램에서는 성인비디오를 개그코드로 승화시켰으며, 그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였습니다. 또한 요근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청법에 대한 논란이 주요 이슈화되고 있는데, 아청법이 옳네 그르네를 떠나서 음란물에 대한 것들이 공론화되고 있다는 점은 이 또한 성인비디오에 대한 영향력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 음란물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은 아마도 일본AV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서양의 성인비디오가 더 영향력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성인비디오가 영향력이 작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일본의 AV산업의 실태를..
2023.06.02 -
음악은 과학이다《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언제부터인가 외출할 때면 필수적으로 mp3 플레이어를 챙기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걸으며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습니다. 매일 음악을 들을 정도로 일상화되었기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정작 음악이 무엇인지는 잘 모릅니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냥 즐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이해한다면, 음악을 더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음영이나 원근법을 이해할 수 있다면 회화 감상이 더 즐거운 것처럼 말입니다. 음악적 음은 다른 소음과 구별함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의 파장은 각각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진동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지는데, 소음의 경우 서로 무관한 개별적인 파동들이 모인 것입니다. 그에 반해 음악적 음은 ..
2023.03.23 -
한국 애니메이션은 왜 실패하는가?《애니메이션 서사 구조와 전략》
디즈니 애니메이션『라이온 킹』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우리도 애니메이션으로 돈벌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한 편이 벌어들인 돈이 자동차 150만 대 수출액과 맞먹는다고 말하며, 미래의 동력은 문화산업이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일본의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개발해볼 수 없느냐"고 말한들 한국의 닌텐도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원해도 한국 교육 환경에서 스티븐 잡스나 빌 게이츠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 봤지만, 여지없이 실패했습니다. 저자 박기수가 지적하는 것처럼, 한국 애니메이션의 실패엔 서사의 부재가 있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장 취약한 분야가 서사라는 점은 저자와 같은 전문가들..
202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