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31)
-
기술의 발전은 누구를 위함인가?《태고의 유전자》
1988년 12월 17일, 스위스의 TV프로그램 『슈퍼트레퍼』에 두명의 과학자가 나옵니다. 스위스의 거대 제약업체 치바가이기 그룹의 물리화학자인 구이도 에프너 박사와 하인츠 쉬르히가 자신들의 독창적인 실험을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고사리의 홀씨를 전기장 안에서 키운 결과 기존의 어떤 식물군에도 포함되지 않은 종으로 자라났다는 것입니다. 이 고사리는 선사시대의 고사리 잎 화석과 놀랄만큼 유사했습니다. 구이도 에프너와 하인츠 쉬르히가 연구 주제로 삼은 것은 정전기장, 전압이 존재하되 전류는 흐르지 않는 장이었습니다. 이론적으로 정전기장은 건강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작용이 생물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베일에 가려진 상태였습니다. 구이도 에프너와 하인츠 쉬르히는 고사리, 밀, 옥수수, 송어 등을 ..
2023.06.06 -
기형은 비정상이 아니다《자연의 농담》
손가락이 6개인 사람, 머리가 두개인 사람, 눈이 하나인 사람, 양성을 지닌 사람, 앞다리가 없는 염소. 우리는 이러한 기형적인 생명체를 보며 매우 놀라워합니다. 과거에 이러한 괴물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매혹과 공포, 찬탄과 경멸, 신성화와 모독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게 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집단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 기형의 수도 증가했기 때문에, 이런 기형의 독특함과 중요성은 조금씩 사라져 갔습니다. 인쇄술의 도래는 괴물을 대하는 태도에 극적인 변화를 일으켰고, 18~19세기를 거치며 괴물은 군중들에게 보여주는 쇼가 되었습니다. 대다수의 사회에서 괴물은 배척받게 되었고, 대중은 이런 존재들을 불완전한 자연이 만들어낸 실수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형에 대한 논의는 파레, 리체티, 에티엔을 거쳐 ..
2023.06.06 -
의학은 보기보다 덜 완벽하며, 동시에 보기보다 더 특별하다《나는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의학의 발전은 실로 놀라운 것이였습니다. 기원전 400년의 히포크라테스부터 시작해서 베살리우스의 해부학, 하비의 혈액순환 이론, 제너의 종두법 등으로 이어지는 발전은 의학으로 하여금 우리에게 마취와 항생제를 제공하고, X-ray를 통해 우리 몸을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각종 이식수술이 성공하고, 동물복제까지 다다른 지금의 현대의학은 사람들에게 하여금 신비로운 마술과도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의학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학이 가지고 있는 필연적인 속성이긴 하지만, 대중이 과거에 의학을 바라보는 시선에 비하면 현재는 훨씬 겸손한 반응을 보이게 하는 원인입니다. 일반외과의인 저자는 이런 의학의 불확실성에 대한 이야기를 레지던..
2023.06.06 -
재미있고 기발한 과학의 세계《웃는 지식》
이 책은 이그노벨상에 수상된 작품과, 안타깝게 탈락했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한번 봤을땐 웃음을 자아내고, 두번 봤을땐 생각하게 만드는 과학적 업적에 수여하는 상이 이그노벨상입니다. 이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의 패러디이며, 수상자는 은박지로 만든 메달과 생각하다 떨어진 사람이 그려진 상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진짜 노벨상 수상자가 상을 수여합니다. 책에서 소개되는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연구 성과들을 보면 과학이 그렇게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책에 나온 기발한 연구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커피와 비스킷의 과학적 궁합이 아니였나 합니다. 커피에 과자를 담갔다 먹는것을 즐기는 편이기도 했지만, 이 궁합에 사용된 공식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2023.06.06 -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미의 기원》
다윈은 자연선택설을 도입해 진화를 설명했고, 그의 이론은 생물진화론 뿐만 아니라 과학계 전반에 걸친 원칙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윈은 자연선택설만으로는 어째서 어떤 동물들은 자연선택에 반하는 행동을 스스로 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에서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수컷의 화려한 과시 행위, 사슴들의 관습적 싸움, 새의 노랫소리와 같은 자연의 아름다움, 미는 분명 천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켜 자연선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이였습니다. 큰뿔사슴은 과거에 스스로 멸종했는데, 큰뿔사슴의 뿔은 지나치게 크게 만들어졌고, 이러한 사치는 지속될 수 없었으며, 결국 그들은 저절로 멸종 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윈은 이러한 사치적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암컷들이 그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생겼다고 주장하는 ..
2023.06.06 -
'동물 질병 예방센터'가 사실은 미 육군의 생화학 비밀 실험실이었다?《LAB 257》
미국에서 유명한 출판사인 하퍼콜린스 출판 그룹이 펴낸 책 『LAB 257 - The Disturbing Story Of The Government's Secret Germ Laboratory』이 미국 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저자인 마이클 크리스토퍼 캐롤(Carroll, Michael Christopher)은 책에서 미국인들이 경악할 만한 놀라운 비밀을 폭로하고 있다. 플럼 아일랜드에 있는 '동물 질병 예방센터'가 사실은 미 육군의 생화학 비밀 실험실이었으며, 1970년대부터 금세기까지 미국 본토에서 갑자기 발생한 괴질인 라임병(Lyme disease), 구제역(foot and mouth disease),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West Nile Virus)등이 모두 이 센터에서 비롯되었다는 ..
2023.06.06 -
왜 일개미들은 일하지 않는가?《일하지 않는 개미》
우리가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개미는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오래 전부터 여러 방법을 통해 개미의 부지런함을 강조해 왔습니다. 유명한 이솝우화의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물론이고, 구약성경 잠언 6장 6절에 보면 게으른 자에게 개미의 모습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흔히 알려져 있는 개미와 베짱이식의 교훈이 정말로 개미가 주는 교훈일까요? 저자는 사회성 곤충인 개미가 가져다 주는 진짜 교훈을, 진짜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꿀벌, 개미, 진디 등과 같은 동물들은 마치 인간과 비슷한 사회를 구성하며 살아갑니다. 이런 동물들은 언제나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언제나 열심히 일하라는 노동윤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개미처럼' 일하라는 메..
2023.06.06 -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방법《자연의 노래를 들어라》
음악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인간에게 음악은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며, 사회 속에서 인간의 언어와 행위를 통합시키고 사회적, 종교적 계급을 강화하는 접착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음악으로 한 시대를 이해할 수도 있는데, 공제욱이 지적한 것처럼 일사불란한 동원, 효율적 생활, 근검절약, 강도높은 노동, 희생 감수 등의 원칙에 입각해 전 국민을 군대와 같은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고자 했던 박정희 정권의 논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새마을 노래」였습니다. 이는 보이지 않는 권력을 통한 규율화의 작동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음악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심리치료에도 사용될 정도로 음악이 사람들에게 가지는 힘은 대단합니다. 음악을 하는 것..
2023.06.06 -
집단지성의 힘《꿀벌의 민주주의》
흔히 꿀벌 집단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은 자비로운 독재자, 즉 여왕벌이 지배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꿀벌 집단이 여왕벌을 비롯해 수천 마리의 자손으로 구성된 거대한 가족이기 때문에 여왕벌이 전체 활동의 중심임은 사실이고, 여왕벌이 낳은 수천 마리의 딸인 일벌이 여왕벌을 보살피면서 궁극적으로 여왕벌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왕벌에게 유일한 권한이 있다면 다른 여왕벌을 키우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뿐이며, 여왕벌은 일벌에게 명령을 내리는 대장이 아닙니다. 꿀벌 집단에는 수많은 벌을 감독하는 전지적인 존재가 없습니다. 꿀벌 집단을 단순히 수천 마리가 모인 낱낱의 개체가 아니라 통합된 전체로서 기능하는 하나의 살아 있는 독립체로 생각하면 꿀벌의 독특한 ..
2023.06.06 -
유전자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들《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너 자신을 알라"는 격언은 시대를 초월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요구에 대해 현대과학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DNA를 통해 우리가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전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면 인간은 모두 소닉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닉은, 일본의 게임 회사 세가의 대표적인 마스코트 케릭터의 이름을 말하는 것입니다. 고슴도치 소닉 유전자는 인간을 만들때 사용되는 필수 유전자로, 대칭적 구조를 만듭니다. 다른 사람보다 지나치게 눈이 좁거나 넓은 사람이 생겨나는 것은 이 고슴도치 소닉이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것은 평균과 대칭이라는 요제프 라이히홀프의 지적대로라면, 고슴도치 소닉 유전자는 미의 유전자라고 불러도 과언은 아닐 ..
202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