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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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푸틴의 제국》
우리는 때론 넓은 범위의 개념을 좁은 범위의 개념으로 등치 시켜 이해하곤 합니다. 러시아도 그 중 하나인데,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집권이 계속되면서 러시아를 푸틴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책 역시 푸틴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설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다른 푸틴 관련 서적을 보면《남자의 남자, 푸틴》《결혼을 하려면 푸틴 같은 남자와》처럼 푸틴을 희망이 있는 리더, 말보다 행동으로 믿음을 주고 강한 추진력을 갖추었고 그러면서도 다정다감하며 가정적인 멋진 남자, 소통하는 지도자라고 빨아대는 책들도 있지만, 이 책은 KGB의 중령에 불과하던 인물이 짧은 기간에 대통령으로 군림하게 된 배경을 보여주고, 러시아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제국으로 바뀌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옐친 ..
2023.06.16 -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가?《서초동 0.917》
다른 이슈에 가려져 있는 감은 있지만, '법질서 확립'은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전 정권인 이명박 정부때도 법질서 확립을 외쳤고, 현 정부인 박근혜 정부도 법질서 확립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핵심 정책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질서 확립, 법치란 무엇일까요. 이경현 변호사의 말을 인용하면, 현대적 의미의 법치는 영국에서 왕권을 제한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비롯된 것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려 할 때는 반드시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의회가 제정한 법률로 하여야 하고, 행정은 이러한 법률에 따라 행해져야 하며, 재판도 법률에 따라 행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는 국가가 국민에게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에게 요구하는 것이 진정한..
2023.06.16 -
게임은 사회악인가?《게임의 귀환》
"범죄를 선동하고 부도덕하고 외설적이며 신성을 모독하는 온갖 상품을 아무런 규제 없이 대중에게 제시할 수 있다는 사람들의 태도 때문에 우리의 시민권 기준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해졌습니다. 제작자들의 일을 규제하고 감독하지 못하면 사회 전체에,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 범죄가 증가하고, 모든 계층 사람들의 도덕성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저명한 사회 지도자가 걱정했던 이것은 다름아닌 영화였습니다. 당시에는 정치가, 종교 지도자, 사회 활동가, 심지어 건강 관련 전문가들조차도 그런 작품이 도덕적 가치와 문화, 법질서, 심지어는 문명 자체를 파괴시킬 거라고 호들갑스럽게 비판했습니다. 아이들이 모험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타락한 삶을 살게 될 거라고 주장했고, 갱 영화를 보면 도덕적 가치를 저버리고 상점을..
2023.06.16 -
선거란 무엇인가?《킹메이커》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르는 선거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란 물음에 심리학을 포함한 수많은 학문이 동원되는 지식 투쟁의 장이기도 합니다.《킹메이커》에서는 선거전의 다양한 전략 중에서 네거티브 전략이 지닌 의미와 한계,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중도세력, 흔히 부동층이라 부르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선거에서 네거티브 전략은 굉장히 유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네거티브 전략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와 보리스 니콜라예비치 옐친이였습니다. 이들은 유권자가 지닌 공포를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결국 부시와 옐친은 모두 선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당선되었습니..
2023.06.16 -
우리는 얼마나 일해야 하는가?《8시간 VS 6시간》
이 책은 일과 여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노동자에게, 인간에게 일과 소비와 집과 여가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이 가장 주된 화두이며 역사적으로는 1930년 대공황 시기에 생겨난 경제침체와 실업난으로 생겨난 복지자본주의 사상, 이쪽 분야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켈로그 회사의 55년간의 6시간 근무제를 통해 8시간제와의 장단점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일과 여가에 대한 사회의 역사적인 변화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노동자계급에 있어서 가장 큰 진보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였습니다. 이것은 마르크스의 저서 자본론의 내용 중 '9살 난 윌리엄 우드는 그가 7년 10개월이 되던 해 노동을 시작했다. 그는 주중 매일 오전6시부터 오후9시까지 15시간을 일한다' 와 같은 부분처럼 과..
2023.06.16 -
도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라《반란의 도시》
도시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간입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의 수가 농촌에 사는 사람보다 많아졌다는 통계가 말해주듯이 가장 주요한 생활공간이며, 생산공간이자, 소비공간입니다. 테크놀로지가 인간이 세상을 경험하고 지각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공진화하는 것처럼, 도시라는 공간 또한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을 변화시킵니다. 그렇다면 어떤 도시를 원하는가 하는 문제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는가, 사회 혹은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가, 어떤 생활양식을 원하는가, 어떤 가치관을 품고 있는가라는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삶을 관통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를 만드는 주체는 누구인가? 데이비드 하비는 자본이라고 말합니다. 도시는 어떤 무엇보다도 자본적이고, 자본주의적입니다. 자본..
2023.06.16 -
종북과 진보 사이, 잃어버린 민주주의《경기동부》
"강제퇴거가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이루어지는 나라, 남아공보다 나을 것이 없는 나라" 한 가톨릭NGO가 말한 이 무자비한 나라는 대한민국입니다. 가난한 주택소유자, 스쿼터, 세입자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적 진압이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이루어진 곳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우리나라였습니다. 수도권에서 무려 72만 명이 원래 살던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이 무자비한 폭력은 그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재개발 논리에 고통받는 서민의 아픔을 다룬 조세희의 명저《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 되는 광주대단지(현재 성남시)가 그 중 한곳이었습니다. 60년대에 만들어진 광주대단지는 정부가 시행한 철거민 강제이주 정책의 가장 큰 희생양이면서, 군부독재에 대항해 민주화운동의 거점이 되는 의미있는 지역..
2023.06.16 -
학생시절의 계급《교실 카스트》
귀족, 양민, 천민. 이 단어들은 중세시대의 계급분류를 말하는 것 같지만, 드라마『정글피쉬2』에서 묘사하는 학생들의 계급입니다. 귀족은 일진 중심의 피라미드 최상위에 있는 계급이고, 천민은 다른 학생들의 심부름을 전담하는 계급입니다. 이런 학생들의 계급도는 드라마적인 표현이 아니라,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교과서는 누구나 평등하게 태어났다고 가르치지만, 그것을 배우는 학생들의 사회는 철저하게 서열과 지위에 의해 움직이는 신분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학교의 구조를 '교실 카스트'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학교를, 학생을 이해하고 싶다면, 교실 카스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학생들간에 서열이 존재한다는 인식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이문열의 소설《우리들의 일그러진..
2023.06.16 -
인도주의는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
인도주의는 국가주권을 존중하여 내정불간섭 원칙에 따라 중립적인 물자지원만을 지원하는 적십자식의 중립주의에 기반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일부 인도주의 기구들이 중대한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의 군사개입을 주장합니다. 르완다내전과 비아프라 전쟁 등으로 시작된 이 주장은 인권은 필수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에 만일 정부가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다면 인권의 보장을 위해 국제사회는 불간섭원칙을 깨서 행동해야 한다는 개입론자들의 주장이 힘을 얻습니다. 인권을 국가주권보다 우선시하는 이 흐름은 집단살해방지협약과 고문방지협약으로 시작되었으며 90년대 국제관계를 움직이는 주요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이 정치적 인도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는데,《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에..
2023.06.16 -
체제 유지를 위해 희생을 강요할 수 있는가?《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
우리사회엔 있으면 좋지만, 최대한 자신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발전소나 쓰레기 매립장 같은 것이 이에 해당될 것입니다. 미군의 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군의 주둔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단점이 있기 때문에 미군캠프는 자국에 존재한다는 조건 하에 최대한 멀리 두고 싶은 시설입니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일미군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선택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저자 아라사키 모리테루가 지적하듯이, 주일미군 문제는 미군과 일본정부가 합심해 만든 '구조적 오키나와 차별'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일미군 주둔문제와 관련된 구조적 오키나와 차별구조는 2차 세계대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키나와는 중요한 전략 요충지였기 때문에 미..
2023.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