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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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양반들은 무엇을 먹었나《조선의 탐식가들》
이 세상이 흑백이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한국전쟁 이전 서울의 모습을 컬러사진으로 보게 되면 과거의 사진이 아닌것 같은 묘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1950년대의 한반도가 컬러인 것마저 어색한 마당에 조선시대가 컬러였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테크놀로지는 인간이 세상을 경험하고 지각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공진화합니다. 인간을 둘러싼 기술생태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면, 사회와 개인의 존재 양식 자체를 다르게 규정짓게 됩니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 과거를 생각하면, 흑백사진의 모습을 과거의 모습으로 인식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조선시대의 음식문화 역시 자료의 부족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저자 김정호는《조선의 탐식가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진짜 조선시대의 음식문화라는 대동여지..
2023.06.08 -
아이스크림은 어떻게 전세계의 디저트가 되었나《아이스크림의 지구사》
이 세상에는 많은 음식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여름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이스크림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의 역사는 차가운 음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냉각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산에서 얼음과 눈을 가져와 보관해야 했기 때문에, 얼린 디저트는 과거엔 권력자들만이 맛볼 수 있는 특권 중의 특권이였습니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중국의 당나라 황제들이 처음으로 밀크가 든 얼음과자를 즐겼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의 매력은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켰고, 점차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맛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시켜 나갔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얼음 보존이라는 자연적 한계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발전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
2023.06.08 -
왜 난징에서 수십만 명이 살해당했나《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
사드 후작이 쓴《소돔의 120일》에는 보통 사람은 읽기 힘든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물어보는 듯한 이 작품은 세계문학 중에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지만 그 잔혹성 때문에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금서로 지정되었습니다. 만약 잔혹한 장면이 등장하는 책이 금서로 지정되어야 한다면,《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원제 : The Rape of Nanking)는《소돔의 120일》보다도 먼저 금서로 지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난징대학살을 다룬 이 책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면서 아직 관련인들이 살아있을 정도로 최근의 일이기에 더 잔혹합니다. 난징대학살의 기록은 야만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론 이성과 합리성이 낳은 현대의 비극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벌인 중국과 일본의 전쟁에서 난징의 함락은 중요한 ..
2023.06.08 -
인류는 아직 멸망할 수 있다《데드핸드》
"남한이 군대의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포기한다면, 북한은 핵무기, 생물학 무기를 완전 폐기하고, 핵실험을 중단할 것이다. 또한 재래식 무기들을 절반까지 감축하고 군대의 규모를 절반까지 줄이겠다." 만약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이 이런 무기를 녹여 농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을 한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할까요? 또한 한국 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북한이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저럴 것이다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서로 무기를 맞대고 대립한 두 세력이 하나의 위대한 성취, 서로의 무기를 버리고 악수를 청한다는 결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매드 맥스』,『폴아웃』또는『터미네이터』의 ..
2023.06.08 -
이승만은 왜 한국인을 학살했나《국민은 적이 아니다》
영화『태극기 휘날리며』에선 안타까운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 중 하나는 진태의 약혼녀 영신이 반공청년단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입니다. 영신은 북한군도, 공산주의자도 아니었지만, 빨갱이로 몰려 죽게 됩니다. 반공청년단의 이런 행동은 영화를 위한 극적 장치도, 전쟁통에 과열된 과격함도, 순간의 감정에 의한 즉흥적인 살인도 아니었습니다. 영신이 겪은 일들은 수많은 한국 국민들이 겪은 실화이며, 체계적인 대량학살이었습니다. 피와 살이 난무하는 한국전쟁에서, 한국 국민들, 민간인들을 살해한 것은 북한의 인민군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승만 정권의 한국 군대는, 그 총부리를 인민군뿐만이 아닌,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한국 국민들을 향해 들이댔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국부(國父)라 부르는 이승만은, 한국전쟁 당시 많은 민간..
2023.06.08 -
광복 이후 한반도에서 살던 일본인들은 어떻게 되었나《조선을 떠나며》
8월 15일은 한국인에게 의미깊은 날이지만, 일본인에게도 의미가 깊은 날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항복했다는 것은, 당시를 살아가던 조선인과 일본인의 삶에 거대한 변화가 오는 것이 필연적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식민지 관계가 종식되면서 모든 질서는 뒤바뀌었고, 역사적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했습니다.《CMB 박물관 사건목록》에서 아르헨티나 독재정권이 무너졌을때의 기득권층의 심리를 '세상의 끝'이라 말한 것처럼, 한반도에 살던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8월 15일 이후는 '세상의 끝'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당시의 조선인들, 그리고 국사교육을 받는 현재의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일제강점기 시절에 한반도에서 살고 있던 일본인들은 단순한 침략자이자 타지에서 온 지배자로 인지하지만, 한반도..
2023.06.08 -
정치는 어떻게 증오를 이용하는가《인도 수구 세력 난동사》
지난 대한민국 20대 총선에서 정의당은 지역구 253석 중 2석을 차지했습니다. 만약 20년 뒤, 정의당이 두자리수 의석도 아닌, 제1야당도 아닌, 집권당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군소 정당이 거대 정당을 이기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인도의 집권당은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당시부터 존재해온 회의당이었습니다.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부터 시작된 회의당의 지배는 인디라 간디, 라지브 간디 등으로 이어지며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속되었으며, '네루 왕조' 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이에 반해 인도의 인도국민당은 1984년에 545석 가운데 2석밖에 얻지 못한 군소정당이었습니다. 그러나 인도국민당은 그로부터 15년만에 집권당의..
2023.06.08 -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1968년 2월 12일》
우리는 개인적 기억 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집단기억을 통해 커다란 역사적 사건들을 받아들임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우리는 기억한다. 경술국치와 삼일운동, 광복절을 기억한다. 군사쿠데타와 5월의 광주, 6월의 운동을 기억한다. 반대로 기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소수의 기억일 뿐, 집단기억화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1968년 퐁니 퐁넛 마을에서의 하루를 우리는 기억해야 하는가? 저자 고경태는 1968년 2월 12일의 작은 마을을 통해 1968년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다. 그곳엔 한국군이 있었고, 민간인이 있었다. 남베트남과 북베트남이 있었고, 미군도 있었다. 린든 존슨 미 대통령도 있었고, 박정희도 있었다. 노인도 있었고 어린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수십개의 시체가 있었다..
2023.06.08 -
새로운 역사를 상상하라《갈색의 세계사》
오늘날 역사를 배움에 있어서 사실로서의 역사를 강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왜 반포하였느냐이지 몇년 몇월 몇일에 반포했나가 아닙니다. 몇년에 반포했다는 역사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역사의 의미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 차이가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차이를 무시하고 한가지의 역사의 의미를 동일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일어났던 단순한 사실이 아닌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다른 사회에 관심을 가지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며, 어떤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경향이 현재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때문에 역사의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 어떤 관점에서 바라..
2023.06.06 -
불평등한 사회는 어떻게 나타났나?《불평등의 창조》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상은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의 기반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냐고 묻는다면, 속 시원하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 상태의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지만, 사회는 평등하지 않다는 것은 역사의 기록이 시작되던 당시부터 지금까지 지속되는 사실입니다. 역사의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오히려 지금처럼 헌법상에서나마 인간은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고고학자 켄트 플래너리와 조이스 마커스는 인류학적 관점과 고고학적 관점을 동..
202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