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파트너를 어떻게 선택하는가《짝찾기 경제학》

2023. 5. 14. 23:38경제·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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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폴 오이어가 쓴《짝찾기 경제학》의 일부 내용만을 발췌 수록한 비매품으로, 다른 책의 부록입니다. 평상시에 이런 부록을 받게 되면 그냥 버렸지만, 의외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오늘날 출산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고, 평생 싱글의 삶을 선택한 사람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짝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 다수입니다. 사랑은 맹목적이기도 하고, 감성적이지만, 사랑이 움직이는 과정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부록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세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자신의 짝을 찾을 것인가, 자신을 어디까지 소개할 것인가,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구를 자신의 파트너로 선택할 것인지는 탐색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의 선택은, 컴퓨터를 사거나, 스마트폰을 사거나, 혹은 다른 어떤 물건을 살 때 일어나는 선택의 과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지는 무척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는 담배를 피지 말 것, 도박을 하지 않을 것, 운동을 좋아할 것, 바람피우지 않을 것 등과 같은 조건을 가지고 파트너를 탐색할 것입니다. 그러나 탐색을 하려면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짝을 실제로 찾기 힘듭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조건은 타협하고 선택하게 됩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흥미로운 점은, 탐색에 들어가는 비싼 비용 때문에, 사귀는 사람도 없고 사귈 의지는 있고 매력적인 조건을 가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싱글인 경우가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저는 기대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 탐색을 하고 있지만, 기대효용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모든 조건이 일치하는 완벽한 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홀로 지내는 시절이 길어지면 그만큼 효용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짝이 아니더라도 평생의 관점에서 보면 효용을 증대시킬 사람과 순간이 존재합니다.

인생의 동반자를 고를 때에는 내 동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대들 중 최고의 상대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나를 선택해주는 상대들 중 최고의 상대를 고르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온라인으로 데이트 상대를 찾는 과정은 집을 구하는 과정보다는 일자리를 찾는 과정과 훨씬 더 비슷하다. - p.32

키가 169cm인 사람에게 키를 물어본다면, 170cm이라고 답변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어느정도 과장해서 말하는데, 이는 데이트 상대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때론 한치의 거짓 없이 자신을 소개하는것이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게임이론의 한 지류인 빈말 이론을 통해 어느정도는 거짓말을 하는 편이 좋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너무 심한 거짓말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에, 상대가 화를 내더라도 이해해줄 수 있을 만큼의 빈말을 적절하게 선택하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첫 데이트에서 어느정도 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파트너의 금전적 가치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사람과의 데이트라면, 데이트에서 많은 돈을 쓸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의 금전적 능력에 관심이 있고, 첫 데이트에서 많은 돈을 쓸 수록 호감을 얻는것은 당연합니다. 저자는 2001년에 노벨경제학상을 탄 마이클 스펜스의 신호효과로 이를 설명하는데, 자신의 장점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그것을 객관적인 신호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돈을 잘 번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다면 돈을 잘 번다고 말로 자랑하는 것보단 실제로 비싼 음식과 비싼 선물로 신호를 줘야 하며, 운동을 잘 한다고 어필하고 싶다면 육상 기록이든 수영 기록이든 수치화할 수 있는 신호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자신이 신호를 보낼 능력이 없다면 신호를 보내는 데 투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옵니다. 이 세상엔 수없이 많은 가치가 있고 수없이 많은 선호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신호로 만들 수 있다면, 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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