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위대한 장군을 어느 정도까지 존경해야 하나?
착선
2023. 6. 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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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들과 발크에서 시작해 리와 워싱턴과 나폴레옹까지, 우리는 이 군인들의 면모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뛰어난 육군과 해군은 역사에서 불가피하고 명예로운 역할을 맡아왔다. 용맹스러운 군인을 존경하는 국가적 전통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어떤 국가든 자기방어의 권리를 갖고 있는 만큼, 자국의 군 지도자들을 예우할 권리도 갖고 있다. 그러나 군 지도자들에게 도덕적 권한과 기술적 수단들을 마음대로 휘두를 권한까지 준다면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안길 수 있다. 군사력을 도덕적 선과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되며, 군 지도자들에게 대량 살상무기들을 맡겨서도 안 된다.
19세기 영국에는 도덕적 허세도 심하지 않고, 기술적 수단도 넉넉히 갖지 못했던 군사 영웅들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영국은 운이 좋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영국이 균형 감각을 잃지 않고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철학적 바탕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젊은 시절에 매우 탁월한 미학적 환경에 압도된 적이 있는 소수의 사람과 박애주의자들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영국인들은 해군 제독이나 프로 권투선수를 이해하고 동정할 수 있다.'
이것은 군인으로서 명예를 추구하면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될 한계다. 훌륭한 장군이든 제독이든 더도 덜도 말고 뛰어난 권투선수만큼만 존경받아야 한다. 군인의 복종을 숭배하고 대량 살상무기를 맹신하는 것은, 근대가 낳은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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