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

과거 정치가, 종교 지도자, 사회 활동가, 심지어 건강 관련 전문가들마저도 영화를 비판하며 도덕적 가치와 문화, 법질서를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들이 보기에 영화는 문화라고 할 수 없는 너무나 천박한 그 무엇이었다. 하지만 대중들은 영화를 끊임없이 갈구했고, 영화는 살아남았다. 오늘날 영화를 예술로 바라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화는 수많은 문화 중에서도 인상적인 스탠스를 취한다. 영화는 수많은 예술기법을 흡수했고, 독립적인 영역을 확보했다. 종합예술로서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이다. 영화음악은 영상을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영상이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영화음악으로 전달한다. 단 두개의 음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릴 수 있다. 『죠스』의 유명한 공포는 영화음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말을 장황히 설명할 필요도 없다. 『ET』는 음악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음악은 영화를 위대하게 만들며, 영화는 음악을 위대하게 만든다. 위대한 영화에 똥 음악은 있을 수 없고, 똥 영화에 위대한 음악도 있을 수 없다.

이 음악은 수많은 음악가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수많은 장르의 음악과 동일하면서 동시에 다르다. 단순히 인기 있는 가수의 음악을 영화에 넣는다고 생각해 보면 우연히 영화와 기가 막힌 매치를 이룰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영화음악은 단순한 아프리카의 악기 단음만으로도 가능하며, 수백명의 오케스트라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영화음악은 음악보다 더 실험적이고 자유로우며, 모든 작곡자가 제작자가 될 수 있다. 모든 음악이 영화에 들어갈 수 있다. 영화는 현대의 위대한 예술이자 아직 미완성된 분야이며, 영화음악 또한 마찬가지이다. 음악이 있고 영화가 있었지만, 오늘날 음악은 영화를 통해 더 넓게 나아갈 수 있다.

영화음악가들의 고뇌와 성취를 보는 김에 다른 분야를 생각해 본다. 영화처럼 종합예술이라 불리우는 장르, 게임이다. 게임에 있어서도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아직 많은 게임들은 음악의 부분에 있어서 영화만큼 예술적 성취를 취득하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최근 나온 게임들이 과거의 게임보다도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주목받지 못하는 느낌도 든다. 확고한 철학과 게임성, 그것을 표현해주는 음악이 함께한다면 게임 역시 지금의 영화와 같은 종합예술로서 인정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