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

착선 2023. 3. 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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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리모델링 작업장에서 톰 행크스가 원래 직업을 살려 미장이로 일하게 되고, 그때 받은 일당을 모아서 공항 면세점에서 슈트 한 벌을 당당하게 산다

공사 현장의 임시 미장이로 일하는 톰 행크스의 월급 수준은 직접 언급되지는 않는다. 다만 주인공을 괴롭히면서도 승진을 간절히 바라는 JFK 공항의 국장, 스탠리 투치보다는 시간당 임금이 더 높다는 대사가 한 번 나온다. 공항 대합실 리노베이션 현장에서 톰 행크스의 시급 이야기를 언급하는 장면에서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낀다면 열성 미국 민주당 지지자일 것이다. 짧은 장면이지만 길고 긴 역사의 유래를 설명하는 장면이다

미국 주정부에서 일하는 일용직 공사노동자들에게 적정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은 1891년, 캔자스 주에서여싿. 이때부터 캔자스는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도시의 상징이 된다. 그 뒤를 이어서 뉴욕 주가 같은 제도를 채택한 것은 1894년, JFK 공항에서 진행되는 공사의 임금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100년도 전에 결정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적정임금제도를 법으로 규정하는 연방 적정임금제도로 정착시킨 것은 1931년, 대공항 직후 루스벨트의 개혁 정치가 움직이던 시절이다. 정부에서 이렇게 정부 공사에서 건설노동자의 임금을 정해서 지급하면 일정 규모의 회사들도 일방적으로 일용직들의 임금을 깎기 어렵다. 시간당으로 목수는 48,000원, 철근공은 44,000원, 배관공을 55,000원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국가 평균으로 전기공이나 굴삭기기사 혹은 응급처치사 같은 직종의 임금이 교사의 임금과 비교해서 형편없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기술이 있고 기능공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교사와 같은 대표적인 사무직과 비교해서 엄청나게 낮은 임금을 받지 않는 것, 그런 게 미국이라는 나라를 사회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게 하는 제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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